국내는 지수보다 종목
자율주행 수혜주 주목
저가매수 기회 노려야
2022년 시장은 2021년보다 난이도가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인플레가 나타나면서 전세계적인 긴축 전환이 이뤄지고, 코로나19가 촉발한 패러다임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강한 곳으로의 집중 현상이 뚜렷해진다. 달러와 혁신의 힘을 동시에 갖춘 미국이다. 국내 증시는 지수 보다는 철저한 종목 중심 플레이가 중요하다.
▶다들 “미국, 미국” 외치는 이유=금리를 올리면 금리의 역수와 비례하는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낮아져 자산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가치가 높아져 다른 통화들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하락한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에서 통화 약세에 따른 물가상승에까지 대처하려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하고, 이는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플레 전쟁에서 미국이 가장 유리한 이유다.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전세계에 풀렸던 달러들도 미국으로 돌아가게 돼 채권 금리 상승을 제한하고 주식시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 미국은 증시가 뜨면 소비가 활발해지고 경기도 살아나는 구조다. 올해 가장 많은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는 나라도 미국이다.
▶반도체 뜬다는데…코스피는?=반도체와 폴더블 폰에 대한 기대로 새해 삼성전자가 ‘십만전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현주가 보다 25% 가량 오르면 10만원이다. 최근 10년간 삼성전자가 플러스 수익률을 낸 해는 6번인데 평균 상승률은 38.2%였다. 오를 때는 화끈하게 올랐다. 반도체 전망이 밝다고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보다는 여전히 미국 증시에 상당된 비메모리나 대만 TSMC의 독주가 계속되는 파운드리 쪽에 무게 중심이 있어 보인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면 코스피도 오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 전망 상단은 3200~3300선으로 전년 말 대비 상승률 10% 미만이다. 삼성전자 외에 다른 대형주들은 시원치 않을 것이란 뜻이다.
▶혁신 또는 스토리=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두 축은 이익과 유동성이다. 하지만 제3의 힘도 있다. 혁신과 미래 스토리다. 코로나19 이후 ‘뜬’ 테마들을 살펴보면, 바이오, 게임, 전기차〮2차전지, 메타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강력한 테마는 전기차이지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다. 전기차의 혁신과 미래는 결국 자율주행이다. 현재 자율주행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무인자율주행과, 기존 자동차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운전자보조방식(ADAS)으로 크게 나뉜다. 현재까지는 후자 쪽이 상용화에 조금 더 가깝지만, 전자가 성공한다면 완전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접근방식이 달라 관련 수혜주가 엇갈릴 수 있지만 센서 수요 만큼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곧 열리는 CES 박람회에서도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핵심 주제다. 새로운 혁신 분야와 미래스토리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켓 타이밍=대부분 연초에는 감정적으로 낙관론 우세하다. 곧 나올 지난해 4분기 실적도 기저효과 덕분에 전년대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적시즌이 끝나고 2월이 되면 미국의 통화정책 변수가 다시 시장을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여부도 베이징 올림픽 직후가 유력하다. 국내에서는 3월 대통령 선거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한해인데, 연초부터 굳이 서두를 이유는 없다. 유망주들을 눈 여겨 봤다 시장 상황에 따라 가급적 저가에서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은 적절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