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무주택자 대거 신청 예상…“계약금 3억원으로 시세차익 15억원”
“세금 등 제반비용 및 전세 시세 하락 가능성도 고려해야”
‘디에이치자이 개포’ 단지 모습. [현대건설 컨소시엄 제공]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서울 무주택자는 다 해볼 텐데, 일단 당첨되고 고민하자”, “자금조달 여유롭지 않으면 할 필요 없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자이 개포’(2021년 7월 입주·사진) 미계약분 5가구가 11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당첨자는 18일 발표된다.
시세차익 15억원 정도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진 이번 ‘줍줍(무순위 청약)’은 모집 공고일 기준 서울 거주 무주택세대 구성원(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당첨자는 추첨으로 뽑는다. 이 때문에 청약 가점이 낮은 사람도 당첨을 노려볼 수 있다.
무순위 청약 물량 5가구는 84㎡(이하 전용) 1가구와 118㎡ 4가구다. 분양가는 최초 분양가로 84㎡는 14억1760만원, 118㎡는 18억8780만원이다.
이 아파트 84㎡ 평균 매매시세는 약 30억원으로, 계약금 20%(약 2억8000만원)만 있으면 계약가능하다.
잔금 80%는 10월 29일까지 마련하면 된다. 118㎡는 물론 인근 84㎡ 아파트 시세가 15억원을 초과해 잔금대출은 안 된다. 전매 제한은 있지만 집주인 실거주 의무가 없으므로 전세 세입자를 받으면 해결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청약 대기자는 계약금이 부족하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도전하겠다는 반응이다.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이용자는 “친척들한테 십시일반 돈을 빌리거나, 그마저도 부족하면 명동 사채시장에서 단기로 돈을 빌렸다가 등기 후에 팔아서 갚겠다”면서 “그렇게 해도 최소 수억원은 이득을 본다”고 적었다.
2년 실거주를 하지 않고 등기 후 곧바로 매도하면 양도세로 약 77%(지방세 포함)를 내게 된다. 시세차익 15억원을 거둔다면 세후 4억~5억원 정도를 손에 쥐게 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계약금도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청약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DMC파인시티자이(수색6구역 재개발) 미계약분 잔여 1가구 청약 당첨자가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한 사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하면 향후 다른 아파트 청약에 10년간 도전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세 세입자를 받아 잔금을 치르는 것도 100%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 10일 기준 이 단지(총 1996가구) 전세 매물은 640여개에 이른다.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할 때 전월세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소위 ‘입주장’이 선 상태다. 만약 전세 세입자를 10월 29일까지 못 받으면 잔금을 못 치러 계약금조차 회수 못 할 수도 있다.
다만, 이 단지 A공인 대표는 “매물이 생각보다 많이 쌓이긴 했지만 인근 래미안개포루체하임(2018년 입주)의 85㎡ 전세시세가 15억5000만원이어서 12억~13억원에 전세를 내놓는다면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각종 세금 부담 능력도 관건이다. 취득세(84㎡, 3.3%기준)가 4000만원대이고, 내년부터 부담하게 될 보유세도 수천 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세입자를 구할 때 공인중개사를 통하면서 내야 하는 중개수수료도 법정상한요율로 계산하면 1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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