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구 로또’ 자이더시티 청약에 24만명 몰려
세종시 및 시민단체, 전국구 공급 폐지 재건의
“부동산 투기 이미지에 실수요자 역차별까지”
정부, 세종시 할당비율 상향 등 검토
세종시 다정동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연합] |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전국에서 아파트 청약이 가능한 세종시의 청약제도를 두고 폐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세종시는 최근 이전기관 공무원에 대한 특별공급이 폐지되면서 전국에서 시세 차익을 기대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최근 ‘세종 자이 더 시티’ 아파트 청약에 24만명이 참여하는 등 과열 경쟁이 빚어지면서, 세종시는 물론 세종 시민사회까지 전국 청약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세종시민들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줄어드는 등 역차별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현재 세종시와 충청권 등의 청약 기회를 넓히는 방향의 청약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세종시는 최근 전국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시내 주택 공급(기타지역 공급)을 폐지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재차 건의했다.
시는 전국구 청약 제도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긴다며 지난 2월과 6월 두 차례 국토부와 행복청에 기타지역 주택 공급 폐지를 건의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청약 물량은 해당 지역 거주자에 100% 할당된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서울 50%, 수도권 50%’로 나눠진다. 경기도는 ‘해당지역 30%, 경기도 20%, 나머지 수도권 전체 50%’로 할당된다.
반면 세종시는 세종시에 50%를 할당하고 나머지 50%는 그외 전국에 배당된다. 이는 행정수도인 세종시 인구유입을 늘린다는 취지였다.
세종시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세종시에 100%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 특별공급 폐지로 일반 청약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전국 대상 공급을 막아 투기 수요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시에 부동산 투기가 만연한 것처럼 비치고, 인근 충청지역 인구를 빨아들인다는 부정적인 여론까지 생기는 상황”이라며 “특히 정작 시내 전체 가구의 46.5%에 이르는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기회가 줄어드는 등 역차별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자이 더 시티는 세종시의 이전 공공기관 특별공급 제도가 폐지된 이후 처음 세종에서 분양한 단지다. 이에 전국구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과열 경쟁이 벌어졌다.
세종 자이더시티는 지난달 28일 청약 접수 결과 평균 경쟁률은 199.7대 1로, 전체 청약자의 85%(20만명 이상)가 세종시민이 아닌 기타지역 신청자였다.
시민 사회에서도 전국구 청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세종부동산정책시민연대는 지난 6일 “이전기관 특별공급이 폐지돼 일반분양 물량이 대폭 늘 것으로 예상돼 세종시민들은 주택공급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세종자이 더시티 청약 이후 시민들은 기대와 전혀 다른 모습에 오히려 허탈감만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행복청은 세종시가 여전히 조성 단계에 있는 만큼 인구 유입을 위해 전국 배정 물량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국 거주자에게 돌아가는 청약 물량 비중을 낮추거나 충청권 청약 물량 비율을 신설하는 등의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집값 상승, 특공 폐지 등 시장 상황에 맞게 세종시 아파트 청약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지역별 비중 조정은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문제라 오래 걸리지는 않아, 올해 안에는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