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역 일대 상업지구 전경.[헤럴드경제DB·상가정보연구소 제공]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건물 주인이 사망하고 건물이 여러 명에게 상속되면 임차인은 누구에게 보증금을 청구를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속자들 중 아무에게 보증금 전부를 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이는 보증금반환채무가 나눌 수 없는 불가분채무이기 때문이다.
15일 부동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상가 임대인을 상대로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을 낸 임차인은 임대인 유고시에도 그 상속인으로부터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관건은 상속인이 법이 말하는 ‘양수인’이 맞는 지와 보증금반환 채무가 ‘불가분채무’가 맞는지 여부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3조 2항은 임대인의 지위 승계에 관한 조항인데, ‘임차건물의 양수인(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자를 포함한다)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속인들은 제3조 2항이 말하는 ‘양수인’에 속한다.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나눠지지 않는 불가분채무이기도 하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예컨대 건물주 아들 3명에게 상가가 공동상속됐는데, 이중 큰아들만 연락이 닿고, 나머지 상속인들은 통화가 안 되는 상황 등을 떠올릴 수 있다. 큰아들은 자신의 소유 지분이 3분의 1뿐이더라도 임차인의 요구에 따라 보증금 전액을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상속인들 중 한 명에게 전세보증금 전액을 청구하면 된다”면서 “증거 확보를 위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3조 2항을 근거로 상속인은 임차건물의 ‘양수인’ 임을 골자로 작성한 내용증명을 발송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후 월세나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을 해서 판결을 받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이란 전세금 돌려받기가 힘들 때 임대인을 대상으로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대법원이 발표한 2020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전세금 반환소송 1심 사건은 5703건 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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