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세종 100%로 투기 수요 차단해야”
행복청 “인구 유입 위해 전국 배정 물량 필요”
세종시 할당비율 상향, 충청권 청약비율 신설 등 거론
세종시 다정동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연합] |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세종시의 ‘세종 50%, 전국 50%’ 청약제도를 변경하는 방안을 두고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가 현격한 입장차를 보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세종시는 공무원 특별공급 폐지로 일반 청약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전국 대상 공급을 막아 투기 수요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행복청은 세종시가 여전히 조성 단계에 있는 만큼 인구 유입을 위해 전국 배정 물량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세종시 청약 물량 비중을 높이거나 충청권 청약 비율을 신설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에서 아파트 청약이 가능한 세종시의 청약제도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청약 물량은 해당 지역 거주자에 100% 할당된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서울 50%, 수도권 50%’로 나눠진다. 경기도는 ‘해당지역 30%, 경기도 20%, 나머지 수도권 전체 50%’로 할당된다.
반면 세종시는 세종시에 50%를 할당하고 나머지 50%는 그외 전국에 배당된다. 이는 행정수도인 세종시 인구유입을 늘린다는 취지였다.
최근 세종 집값이 급상승한 가운데 공무원 특별공급 폐지 등으로 일반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 투기 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종시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세종시에 100%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 특별공급 폐지 등으로 일반 청약 물량이 늘어나면 전국에서 실거주보다는 전매를 목적으로 한 투자 수요가 몰려들 것이라는 우려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8일 정례브리핑에서 세종지역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의 50%가 전국 청약이 가능한 것과 관련해 “투기 과열 우려가 있어 국토부 장관에게 전국 대상 주택공급을 차단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행복청은 여전히 세종시가 조성 단계인 만큼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전국의 청약 수요자에게 문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특별공급 폐지에 이어 전국 물량 축소 검토까지 이어지면서 세종 지역에서는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세종 지역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공무원 특공 폐지 등으로 최근 청약에 관심을 가지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세종시 아파트 청약 기회가 전국에 열려 있다고 해서 전국구 다주택자들의 투기 수요가 몰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세종시는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어 전매제한 등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국 거주자에게 돌아가는 청약 물량 비중을 낮추거나 충청권 청약 물량 비율을 신설하는 등의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집값 상승, 특공 폐지 등 시장 상황에 맞게 세종시 아파트 청약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지역별 비중 조정은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문제라 오래 걸리지는 않아, 올해 안에는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