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기比 4.4%포인트 높아져
서울 아파트 전셋값 106주 연속 상승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에서 전세 거래는 줄어든 반면 반전세·월세 거래는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장기화 속에 집주인들이 전세보다는 반전세·월세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새 임대차보호법과 보유세 부담 등이 ‘전세 소멸’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시세판 [연합] |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7만29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전세·월세 거래는 2만3678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33.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해당 비중 29.3%보다 4.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반대로 월세를 내지 않는 순수 전세의 비중은 70.7%에서 66.3%로 줄었다.
반전세는 서울시 기준으로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를 합한 것이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형태를 말한다.
이렇게 반전세·월세 거래가 늘어난 배경에는 저금리 장기화, 보유세 인상, 전셋값 상승 등이 꼽힌다. 집주인들은 저금리에 더해 보유세 부담 등을 염두에 두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냈다.
지난해 7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 후에는 전세계약 갱신이 늘면서 시장에 나오는 신규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껑충 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했거나 오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임차인들은 반전세·월세 계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6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반전세·월세 비중은 25.4%로 연중 저점을 찍은 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7월(27.3%)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11월에는 40.9%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강남·서초구의 아파트 반전세·월세 비중은 지난해 11월 각각 47.1%, 50.3%에 달했다. 임대차 계약 2건 중 1건이 월세를 낀 거래였던 것이다. 올 들어서도 해당 비중은 30%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냈다. 마포구의 반전세·월세 비중은 지난해 10월 63.8%로 정점을 찍었다.
마포구의 A 공인중개사는 “낮은 은행 이자에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 수익을 원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난 데다 임대차3법까지 등장하면서 전세물건이 귀해졌다”면서 “어쩌다가 매물이 나와도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월세를 낀 매물까지 살펴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전세시장은 반전세·월세 거주자가 재진입할 틈조차 주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은 청약대기·학군수요 등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했는데 임대차3법의 마지막 퍼즐인 전월세신고제 시행에 강남권 재건축 단지 이주수요 등까지 맞물리면서 매물 부족현상이 심화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 물량은 최근 3개월 사이 15.6% 줄어든 2만156건으로 집계됐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달 5일까지 10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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