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아파트 전세 보증금 신고가
동작·성동 등으로 파장 시작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강남 재건축발 전세불안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남 지역 재건축에 따른 전세 수요가 늘면서 인근 지역으로까지 전세 품귀 현상을 불러오는 모습이다.
서울 서초 반포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헤럴드경제DB] |
6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한 달 동안 0.08∼0.11% 올랐다. 지난해 7월 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하는 임대차 2법 시행 전세값 불안이 정부의 안정 장담에도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전세 가격은 2·4 대책 발표 직후 잠시나마 안정되기도 했다. 2월 0.07%까지 상승했던 서울 전세가격은 3월 0.03%, 4월 0.02%으로 비수기와 함께 상승 폭을 줄였다. 하지만 5월 마지막 주 0.05%로 상승 폭을 다시 키우더니 6월 들어서는 주마다 0.08%, 0.11%, 0.09%. 0.10%로 변동 폭을 키우며 다시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세 불안의 요인으로는 서울 서초구발 전세 수요 급증이 원인으로 꼽힌다. 서초구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주간 누적 기준으로 6월 한 달간 1.65%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0.38%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초구발 전셋가격 상승은 반포 등 재건축 단지의 이주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반포 1·2·4주구 2210가구가 재건축 이주를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은 서초구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전날 기준 2950건으로, 2개월 전 354건보다 3.5% 줄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주를 시작한 반포동은 17.9%가 줄었다. 여기에 반포 3주구 1490가구도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있다.
실제 인근 아파트 전세값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 1·2·4주구 인근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전용 84.95㎡의 전월세 가격은 지난달 10일 보증금 23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용 59.97㎡도 지난달 19일 보증금 15억5000만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인근 래미안퍼스티지 역시 84.93㎡ 전세가 5월에 보증금 21억원으로 신고가를 찍었고, 인근 반포힐스테이트 대형 155.95㎡는 보증금 30억원을 넘었다. 인근 부동산 한 관계자는 “아이들 학교 문제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계획이 없는 집들도 많다”며 “지금 전세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전했다.
서초구발 전세난은 동작·강남·성동구 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동작구의 아파트 전세는 2개월 전과 비교해 36.5% 줄었다. 한강 건너 옥수동에서는 84.86㎡의 옥수하이츠 전세 보증금이 8억6000까지 올랐다. 인근 동작구 사당동 사당자이 84.46㎡ 역시 5월 말 보증금 6억5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반포에서 시작된 전세 불안이 인근의 동작, 용산, 성동, 강남, 송파구 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라며 “서울 전체적으로 임대차 임대차 3법 시행과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세 유통 물량이 줄어든 상황과 만나 더 좋지 않은 상황을 만들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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