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가 카뱅 2배 수준
수익성 非은행 > 은행
수익모델 차별화 중요
협업 시 동반상승 구조
시가총액 기준 재계 5위로 부상한 카카오 금융계열사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1주 간격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각각 희망공모가 상단인 3만9000원, 9만6000원 기준으로 시장에 데뷔한다면 기업가치는 은행인 카카오뱅크가 18조5289억원, 비(非)은행인 카카오페이가 12조5152억원이다. 과연 어느 쪽이 상장 후 공모가 대비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일까?
우선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비교 대상 기업 선정 논란은 두 곳 모두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내 기업을 배제해 규제환경을 반영하지 못했고, 사업 이력과 규모 면에서 이미 입지를 탄탄히 굳힌 선진 증시 상장사들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공모가 수준이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양사 간 밸류에이션 격차도 마찬가지다. 외형으로만 보면 카뱅이 더 커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상장 후 주가순자산배율(P/B)을 따지면 카페가 6.8배로, 카뱅의 꼭 2배다. 시총 기준 은행지주 상위 3곳(KB, 신한, 하나)의 P/B 평균이 0.48배 증권사 상위 3곳(미래에셋, 한국금융, 키움)의 0.97배의 꼭 절반인 것과 같다. 손해보험 상위 3사(삼성, DB, 메리츠) 평균은 0.82배다.
은행은 자본이 중요하다. 자본금 5조원이면 자산을 60조원까지 불릴 수 있는데, 어차피 대출할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고, 이를 통해 나오는 수익은 금리 수준을 크게 벗어날 수 없다. 자칫 부실이 나면 이자로 번 돈을 까먹을 수 있으니 돈을 떼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비은행은 영업활동이 중요하다. 증권사나 보험사도 지급 여력이라는 자본요건이 존재하지만 자본의 크기와 수익과 이익의 크기가 꼭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수수료 기반의 사업 비중이 높아 자본과 상관없는 수익 비중이 높다. 증권사의 자기자본투자(PI)나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도 은행의 이자수익과 달리 이자율에 뛰어넘는 수익이 가능하다. 투자은행(IB)이 상업은행보다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는 이유다.
비은행의 가장 큰 약점은 자금 조달이다. 은행 예금과 같은 저원가성 조달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상장이 성공하면 자기자본만 2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카페의 사업 분야는 다양하다. 특히 결제 부문은 해외로의 영역 확장도 가능하다. 증권 부문도 자본시장 활황으로 실적 전망은 어둡지 않다. 다만 보험은 이제 막 시장하는 단계여서 당분간 비용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공교롭게도 카뱅의 미래도 비은행 부분에 달렸다. 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아무리 수익이 많이 나도 경쟁 은행의 몇 배가 되기는 어렵다. 비대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수수료수익이 중요하다. 다행히 카뱅의 수수료수익 증가율은 이자수익 증가율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덕분에 1분기 영업수익 대비 세전 이익률은 카뱅이 24%로, 카페의 18%를 크게 앞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카뱅과 카페의 시너지다. 카페는 규제 면에서 카뱅보다 자유롭지만 은행이라는 소비자 접점을 갖지 못한다. 카뱅은 강력한 소비자 접점을 갖고 있지만 규제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둘의 시너지가 중요하다. 공모가 기준으로는 30조원이지만 협업이 잘 이뤄진다면 60조원으로 불어날 수 있다. 개인금융은 물론 상업금융도 비대면화되고 있어 성장할 시장은 무궁무진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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