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고공행진에 전세물건 잠김 현상도 심화
입주물량 감소·계약갱신 증가 등 신규 물건 줄고
전세의 반전세·월세 전환도 가속화
재건축 이주 등으로 전세난 심화 우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의 모습. [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년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가격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에 풀리는 전세 물량이 줄고 재건축 이주 등으로 입주 수요는 늘면서 올 가을 전세난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달보다 0.97% 상승했다. 지난 2019년 6월 0.06% 하락한 이후 월간 변동률 기준 24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급등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2월부터 상승 폭을 좁히며 월 0.4%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으나 이달 들어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전세 물량 부족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보다 0.7포인트 상승한 110.4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셋째 주 이후 세 달여 만에 110대를 회복한 것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추출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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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상반기 110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상승해 지난해 11월 133.3까지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120을 웃도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3월 110선으로 내려왔으며 4월 마지막 주에는 103.3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전세 물건 잠김이 심화되면서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실제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지난 21일 기준 1만9734개로 2만개 아래로 떨어졌다. 한 달 전(2만1396개)보다 17.3% 줄었다. 올해 초 1만7000개 수준이었던 전세 물량은 4월 말까지 2만3000개 내외로 증가했지만 5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세 가뭄 현상은 전세의 반전세·월세 전환에 따른 영향이 크다. 저금리 시대에 월세 선호가 높아진 데다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보유세 강화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신규 물건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의 각종 실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세입자를 내보내는 집주인이 늘었고 입주 물량까지 줄면서 전셋집 찾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전월세신고제도 전세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하반기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대규모 이주도 예정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3법 시행과 세 부담 증가 등으로 전세의 반전세 또는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하반기 금리인상도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가을 전세시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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