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반포·잠실 등 속한 동남권 111.5로 가장 높아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직후 수그러들었던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단지.[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당국의 시장 과열 경고로 살짝 꺾였던 서울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다시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7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4.8로, 지난주(103.5)보다 1.3포인트 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6주 연속 기준선(100)을 넘겨 상승한 것이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지난 한 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11월 마지막 주 100.2로 100을 넘긴 뒤 올해 3월 마지막 주까지 18주 연속 100을 웃돌았다.
이 지수는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직후인 2월 둘째 주부터 내려가기 시작해 4월 첫째 주 96.1로 올해 처음 기준선 아래를 기록했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6주 연속(100.3→101.1→102.7→103.7→103.5→104.8) 기준선을 넘기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2·4 대책에 대규모 신도시 공급 계획이 포함되자 매수심리가 진정세로 돌아섰는데,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살아났다.
오세훈 시장은 당선 직후 시장 과열 움직임이 나타난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4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지만 매수심리는 꺾이지 않았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지난주 106.7에서 이번 주 111.5로 4.8포인트 올라 지수가 가장 높았고, 전주 대비 상승 폭도 가장 컸다.
동남권에서는 압구정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인근 반포·서초동 등으로 매수세가 옮겨갔고, 잠실·가락·풍남동 재건축 단지 등에 매수세가 몰리며 아파트값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목동이 포함된 서남권도 103.3으로 지난주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서남권은 여의도·목동 재건축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된 여파로 지난주는 전주 대비 1.7포인트(104.3→102.6) 내렸는데, 규제 지역 인근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며 이번 주 다시 반등했다.
용산·종로·중구가 속한 도심권도 103.4로 전주 대비 1.4포인트 올라갔다. 지난주 매수심리가 다소 약해진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번 주 서남권과 함께 지수가 반등하며 5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았다.
마포·서대문구 등이 속한 서북권은 지난주까지 2주 연속 기준선인 100.0에 머무르며 수요와 공급 간 팽팽한 긴장 상태가 이어졌는데, 이번 주 101.1로 균형이 깨지며 매수세가 좀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북권은 103.3에서 102.7로 0.6포인트 낮아져 서울에서 유일하게 지수가 내렸다.
동북권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상계·중계동 등의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5주 연속 기준선을 넘겼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가 지난달 중순 이후 매수자에서 매도자 우위로 전환된 것을 언급하면서 “매우 경계해야 할 변화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부동산시장 안정과 모든 국민의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가장 최선의 합리적인 부동산정책을 펼쳐 나가도록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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