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3.7대 1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
투기수요 빠지면서 경쟁률은 줄었지만
“전국 분양시장서 골고루 집중력 생겨”
서울 시내의 아파트와 주택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택시장 과열이 올해 들어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 규제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가 크게 줄며 수백대 1에 달했던 경쟁은 사라졌으나 무주택 실수요자의 청약 행렬은 여전한 모습이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까지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하며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청약 불패’를 이어가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에 공급되는 ‘e편한세상 연동 센트럴파크 1·2단지’는 지난 12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204가구 모집에 2802명이 신청해 평균 13.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단지 84.9A㎡는 해당지역 기준 49.0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9억4830만원으로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되며 제주 지역 내 분양가 상한제 도입 논의에 불을 붙인 곳이다. 제주 거주자만 청약이 가능해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청약통장이 3000개 가까이 쏟아졌다.
앞서 전용 84㎡ 기준 9억원에 육박하는 분양가로 논란이 됐던 대구 수성구 ‘힐스테이트 만촌역’도 양호한 성적으로 청약을 마감했다. 특히 전용 84㎡의 경우 151가구 모집에 3284명이 몰리며 평균 2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84.7A㎡는 3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분양가 논란이 무색하게 청약심리는 여전한 분위기다. 새 아파트의 경우 희소성이 높은 데다 분양가도 대체로 시세보다 낮아 비교적 저렴하게 차익 실현을 기대하며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종전 분양시장에서는 수도권과 지방 주요지역이 강세를 보이고 나머지는 약세를 보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지만 지금은 전국 분양시장에서 골고루 집중력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올 1분기 아파트 분양시장이 안정세를 보인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전매제한과 거주의무기간 강화 등으로 투자수요가 빠지면서 경쟁률이 줄었을 뿐 무주택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청약시장 수요가 줄어든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 1~3월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0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34대 1)보다 감소했으나 20명 중 19명은 청약 당첨의 행운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경쟁률 감소와 함께 청약미달률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요가 일부 단지나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고르게 참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양지영 양지영R&C소장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쟁률 자체는 낮아질 수밖에 없지만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올해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분양가가 과도하게 책정된 단지의 경우 거품이 낀 상황일 수도 있으니 청약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