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25%포인트까지 차이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부동산 정책의 기초 자료로 사용되는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통계와 시장에서 주로 인용되는 KB주택은행 통계 간 격차가 최근 들어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상승 여부를 놓고 정부 관료들과 시장 관계자들이 각을 세웠던 지난해, 그리고 정부 발표 상승률을 몇 배 뛰어넘는 공시가격 상승 논란과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부동산 통계를 비교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기관 통계 간 격차가 급격히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3월과 2013년 2월 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의 증감폭 차이는 0.4%포인트에 불과했다. 또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3월과 2017년 3월까지 양 기관의 매매지수 증감 차이도 2.1%포인트로 크지 않았다.
반면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과 2021년 2월 사이 두 기관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의 증감폭 차이는 2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KB국민은행이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가 42.9% 올랐다고 발표한 사이, 부동산원은 17.9%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부동산 통계로 국가승인통계이기도 한 한국부동산원과 1986년부터 부동산 관련 통계를 작성해 온 KB국민은행 통계가 최근들어 같은 현상을 놓고 너무다른 시각차를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송언석 의원실 제공 |
앞서 이 같은 문제점이 지적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부동산 정책의 토대가 되는 부동산 통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큰 도움이 되었다며, 합리적 지적과 대안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참고하고 반영하여 필요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 기관 간 격차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올해 더 커졌다.
송언석 의원은 “대통령도 정부의 부동산 통계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고, 관련 기관이 개선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통계 오류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는 국가승인 부동산 통계에 대한 투명성과 안정성을 강화하여,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올바른 부동산 정책을 수립하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은 127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부동산 통계 조사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등을 진행하고 있다.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