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전망 밝아져
외국인 자금유입 지속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섰다. 그냥 놔두면 1050원까지는 내달릴 듯하다. 내년 상반기 미국 경기부양책이 실행되면 그 아래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화가 초강세일 때는 시장은 어떻게 될까.
2000년 이후 환율이 1050원 아래이던 기간은 크게 두 번이다. 2004년~2008년 저점은 912.9원, 2011년~2014년 저점은 1008.4원이다. 각각 코스피가 1000을 돌파하고, 2000선에 안착하던 시기다. 경상흑자가 꾸준했고,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이 활발했다. 우리의 주력 수출산업들이 잘 나갈 때다.
금융위기를 기준으로 달라진 점도 있다. 전(前)에는 금리변동이 크지 않았고, 신흥국(중국)으로 자금유입이 활발했다. 후(後)에는 금리가 하락하며 달러 공급이 늘었지만 자금은 오히려 선진국에 집중됐다. 세계경제의 혁신 동력이 굴뚝을 앞세운 중국에서 모바일을 앞세운 미국으로 바뀌면서다.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가며 코스피는 2700선을 돌파했다. 코로나19에도 경상흑자는 지난해 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외국인은 주식과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주력 수출 산업도 괜찮다. 반도체는 언택트 특수로 다시 한번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동차 수출도 재개되고, 특히 전기차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데 대한 기대가 크다. 조선도 선박수주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뉴딜’ 부양에 나선다면 실물경제에 상당한 전후방 효과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이미 내릴 만큼 내렸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올리기도 어렵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위험자산 선호에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장기국채 중심이어서 경기회복 기대 반영으로도 볼 수 있다.
환율하락을 ‘붕괴’로 표현하는 것은 이제 적절치 않다. 원화 값 올랐다고 수출 안되다고 걱정하던 시대는 지났다.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 펀더멘털을 반양한다. 이제 250포인트 가량 남았다. 과거와 현재, 가까운 미래를 종합하면 코스피 3000은 이제 시간문제다. 지수전체에 투자하는 외국인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시가총액 최상위권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확률이 아주 높다. 주식비중이 높아진 연기금과 기관들 매물이 단기 수급 변수지만, 개인과 외국인 매수가 충분히 소화할 만 하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해외 주요증시들도 적지 않다. 돌발 변수가 없는 조정은 몰라도, 폭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시 하락에 대비한 이른바 ‘곱버스’ 투자를 한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쇼트(short)’ 포지션은 도박이 아닌 위험회피 수단이어야 한다. 경제의 결실을 수확하는 제대로 된 수익은 ‘롱(long)’ 포지션에서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