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대기업규제 부각
부양책 무게 ‘금융→실물’
韓中 투자매력 높아질듯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면 ‘블루웨이브(Blue wave)’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미국의 정권교체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와는 상당히 다른 정책이 예상된다. 미국 권력의 제동장치 역할을 해온 상원에서 공화당이 ‘딴지’를 걸 수도 있겠지만, 민주당이 여전히 하원을 장악한 만큼 큰 흐름을 주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대선 결과가 확정되고 정권인수가 이뤄지는 데로 트럼프가 무력화시켰던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들이 상당 부분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투자 전략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나스닥 독주 제동…다우의 부활=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미국 주도의 모바일혁명이 시작됐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양적 완화로 어마어마한 달러가 살포되면서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이른바 ‘FAANG’의 시대가 열렸다. 다우가 지고, 나스닥과 S&P500이 떠올랐다. 특히 코로나19로 양적 완화보다 더한 천문학적 달러가 풀리면서 ‘비접촉(Untact) 경제’ 수혜주인 나스닥 빅테크기업들이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2007년 7월부터 올 10월까지 나스닥 상승률은 328.7%다. 다우존스(100.6%)의 3배가 넘는다. 제조업 강국이라는 독일(52.4%), 일본(33.2%), 한국(17.3%)과의 격차가 엄청나다. 이 기간 유럽(-31.45%)과 중국(-27.9%)은 오히려 뒷걸음쳤다.
▶빅테크・제약 등 독과점 규제 강화=빅테크의 부상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한몫했다. 민주당은 빅테크의 독과점을 막자는 쪽이다. 유럽도 비슷한 흐름이고, 최근 중국도 마윈 회장을 압박하고 있어 유사한 조짐이 감지된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에도 논란이 됐던 제약사들의 고가 정책도 수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투자은행(IB)에 대한 규제 강화도 확실시된다.
▶‘낙수→분수’…경기부양책 바뀐다=2009년 이후 미국은 금융 시스템에 달러를 공급해 경기를 부양했다. 금융에서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 부분의 자금이 자산시장으로 흘러가면서 ‘유동성 함정’ 우려가 커졌다. 민주당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실물경제를 직접 부양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달러 공급보다는 증세로 확보한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기업과 부자들에 돈을 풀어 실물을 자극하는 ‘낙수 효과’가 아닌, 실물을 직접 자극해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분수 효과’를 노리는 접근이다. 친환경 기술기업과 소재 및 산업 분야 중소형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자유무역 복귀…북미 협상 재개=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보다는 자유무역에 가깝다. 물론 미국이 유리한 조건에서의 자유무역이다. 경쟁 상대로 부상한 중국과의 갈등은 계속되겠지만 마찰 강도는 트럼프 때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 경제 내 무역 비중이 높고 중국과 밀접한 우리에 불리하지 않다.
민주당 정부의 대북 정책도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 우리는 보수 성향의 이명박·박근혜 정부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같은 진보 성향인 문재인 정부와 1년6개월가량을 동행하게 된다. 한·미 진보정부 동행기였던 1998~2000년(김대중・클린턴 대통령) 때에 첫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