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폭등했던 2015년 수준
서울, 경기 전세 공급 부족 심각
“임대차2법, 거주요건강화 영향”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수도권 아파트 전세 공급 상황이 전셋값이 폭등했던 2015년과 비슷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KB국민은행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시황 자료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4일 조사 기준)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192.1로 2015년 4월 첫째주(6일 기준 192.4) 이후 273주만에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KB국민은행이 전국 4000여 회원 중개업소를 상대로 ‘공급부족’, ‘적절’, ‘공급충분’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해 작성한다.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전세수급지수가 190을 넘었다는 건 100명의 응답자중 5명을 제외하고 모두 공급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이야기다.
수도권에서 전세수급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경기도다. 지난주 194.5로 2013년 9월 셋째주(23일 기준, 194.6) 이후 349주 만에 가장 높았다.
서울도 190.0으로 심각한 전세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인천도 186.9로 2010~2015년 전셋값 폭등 시기와 비슷한 수준의 전세 부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물건이 부족하면 전셋값은 뛰기 마련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종로구 같은 경우 대기수요가 있을 정도로 수요는 많으나 물건이 나오지 않아 거래를 못하고 있다”며 “인근 신규 분양을 노리는 매매 유보 수요도 유입되고 있어 전세값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전세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전셋값이 폭등한 시기가 2015년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2015년 연간 10.07%로 폭등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13.32%)을 제외하고 역대 가장 많이 올랐다. 당시 서울이 10.79%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고, 경기(9.98%), 인천(8.53%) 순으로 많이 올랐다.
최근 상황도 비슷하게 전개되는 분위기다. 수도권 전세는 올 1~8월 평균 3.2% 올라 이미 2016년 이후 연간 기준 상승폭이 가장 크다. 9월 이후 주간 단위로 상승폭이 계속 커지고 있어 전세 거래가 많은 올 가을을 지나면서 폭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전세 공급이 크게 부족하면서 2015년 전세 폭등세 때와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헤럴드경제DB] |
지난주 수도권 전세는 평균 0.33% 올라 작년 7월 셋째주(15일 기준) 이후 6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이 0.42%로 가장 많이 올랐고, 경기(0.32%), 인천(0.12%)이 그 뒤를 이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선 시행과 거주요건 강화 규제로 전세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지역별로 전세가격을 수천만원 올린 집이 바로 계약되고 있고 1억원 이상 올린 집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8월 기준 수도권 ‘KB부동산전세전망지수’는 134.1로 이 지수를 조사한 2016년1월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서울은 140.2로 역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중개업소를 상대로 전셋값 전망을 물어 작성하는 것으로 0~200 범위에서 100이면 상승과 하락 전망이 똑같다는 의미며, 100이상이면 ‘상승’한다고 답한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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