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수 여전
반등시 감산균열 우려
ETF 손실 회복은 요원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18일 미국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30달러 선을 회복했다. 두 달여 만이다. 원유 시장은 증시와 함께 코로나19 반등 국면에서 국내 투자자의 돈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이기도 하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배럴당 30달러 아래에서 상장지수증권(ETF)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국내 원유관련 ETF는 이같은 가격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여전히 배럴당 20달러 아래 이던 때 가격이다. 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계속 오르지 않는다면 원금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연 유가가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까?
최근 유가 반등은 공급 감소가 수요 회복과 겹친 덕분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970만 배럴 가량을 감산한 데 더해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도 생산을 중단하면서 공급이 크게 줄었다. 3월까지 904곳이던 미국과 캐나다 셰일가스 유정은 4월 700곳으로 급감했다. 가장 많았던 2018년 1222곳보다 40% 이상 줄어든 수치로, 2009년 수준과 비슷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봉쇄 조치가 일부 해제되거나 완화되면서 원유 수요도 회복 추세다. OPEC 전망을 보면 2분기 하루 8130만 배럴이던 수요가 3분기에는 9228만 배럴, 4분기에는 9630만 배럴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수준만은 못하지만, 2분기와 같은 공급초과 현상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공급을 줄고 수요는 회복되면서 1분기 57억200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재고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원유선물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돈 주고도 못 판다’는 말이 나왔지만, 분위기가 완전 달라졌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원유수요 전망이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감산으로 인해 2025년에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다시 올 것이란 성급한 전망까지도 나올 정도다. 미국의 무제한 달러 공급으로 달러화로만 거래되는 유가에도 가격상승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배럴당 30달러를 넘어 40달러 선까지 가리라는 장담은 여전히 어렵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회복의 강도를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유가가 오를수록 감산이 약화되거나 문을 닫았던 셰일가스 유정들이 가동을 재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우디와 러시아, 중남미 산유국들은 원유수출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다. 최근 달러 부족으로 경제와 재정상황이 악화일로다. 수익성만 담보된다면 또다시 시장점유 경쟁을 벌일 수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0달러 선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기술이 앞선 업체들은 30달러 선까지 생산단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반등과 함께 기술 개선이 이뤄질 경우 셰일가스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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