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생활밀착행정에서 민선 7기 생활문화행정으로 진화
정보사 부지에 대규모 복합문화시설, 잠원지역 고등학교 유치 추진
주민 생활 속 니즈를 기민하게 포착해 지원 사업을 발 빠르게 내놓고, 정책을 브랜드화시키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장 중 최고의 마케터로 평가된다. [서초구 제공]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가 우리 구의 ‘1인 가구 지원센터’ 등을 벤치마킹해서 시 전역으로 확대한다니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요. 뿌듯하기도 하고요. 물론 시와 함께 협력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서울시는 이 달 초 ‘제1차 1인가구 지원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연 2% 금리로 임차보증금 대출 지원, 1인가구 지원센터 설립, 상호돌봄 ‘시간은행’, 공유주방 등이 담겼다. 앞서 서초구가 지난 3월 발표한 1인 가구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초구는 3월에 1인가구 지원센터를 전국 최초로 개소했다. 간병돌봄(서리풀 건강119), 심리상담(서리풀 카운슬러), 온라인플랫폼 등을 제공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초구 전체 가구의 30%가 1인 가구인데, 이 분들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집안 내 수선 등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싱글싱글 프로젝트’를 내놨다”고 소개했다. 지난 5월부터 운영하는 ‘싱글싱글 프로젝트’는 ‘서리풀 뚝딱이’(생활불편해소), ‘여성안전 5종 세트(CCTV, 비디오폰 등) 무료 지원’과 문안인사, 문화교실, 동아리 지원, 정리정돈 서비스 등 1인 가구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이다. 조 청장은 “1인 가구가 더 이상 외롭지 않은 서초를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서리풀’ 브랜드도 조 청장이 자부심을 갖는 부분이다. 서초의 옛 이름인 서리풀은 상서로운 풀이란 뜻으로, 전국화된 서초의 정책과 사업에 붙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가장 성공한 것이 ‘서리풀 원두막’. 폭염을 피해 주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게 횡단보도 앞에 둔 이 그늘막은 조 구청장이 민선6기 때 처음 선보인 뒤 전국 지자체로 퍼졌다. 이어 ‘서리풀 이글루’(한파대피소), ‘서리풀컵’(컵 모양의도로변 분리수거함), ‘서리풀 온돌의자’(발열의자) 등이 시리즈로 탄생했다. 구는 ‘서리풀원두막’과 ‘서리풀이글루’로 유럽의 권위있는 상 ‘그린애플어워즈’를 2017년과 2018년에 수상했다.
구청 내 최고의 마케터 조 구청장은 “아무 사업에나 서리풀을 남발하지 않는다. 서초만의 독창성, 디자인, 문화, 생활밀착형 요소가 모두 들어가야한다”면서 “서리풀 브랜드 정책으로 만든 서리풀 시리즈로 구민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바랬다.
그는 민선6기 때 생활밀착행정에 집중했다면, 7기에는 서초만의 문화를 더한 생활문화행정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서 새로운 서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서초 문화행정 가운데 ‘서리풀페스티벌’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21~28일 치러진 올해는 클래식부터 EDM까지 250여개의 다양한 음악공연이 펼쳐져 내용 면에서 한층 진화했다. 시민 27만명이 음악으로 하나돼 축제를 즐겼다. 조 구청장은 “전국 유일의 음악문화지구로 지정된 ‘음악도시 서초’를 전국에 각인시키는 축제가 됐다”고 평가하며 “축제에 참여한 구민들이 영국의 에든버러 축제에 버금간다는 얘기를 많이 해줘 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남은 임기 중 역점을 둬 추진할 사업으로 조 구청장은 옛 정보사 부지에 대규모 복합문화시설 조성, 잠원지역 고등학교 유치를 꼽았다. 모두 오랜 주민 숙원 사업들이다.
구는 면적 3만2000㎡에 이르는 정보사 부지에 아파트단지를 짓지 않고, 블록체인, 인공지능, 스타트업 등 첨단 비즈니스와 대규모 공연장을 갖춘 대규모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담아 2016년에 세운 ‘서리풀 지구단위계획’은 지난 6월 토지소유자가 결정되면서 현재 세부 개발계획 수립 직전 단계다.
잠원지역 고등학교 유치 건도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구는 지난 5월 서울시교육청과 잠원동 71-10 학교용지에 고등학교 유치를 최종 결정한 뒤 잠원 지역으로 이전할 적합한 학교를 물색 중이다. 조 구청장은 “잠원 지역 최고 수준의 학교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춘 명품 고등학교가 유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