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용의자의 신상공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범행의 잔혹성과 반성이 없는 그의 언행 등이 신상공개위원회의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용의자는 사망한 피해자의 팔이 발견돼 망자의 신원이 특정되고 이후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감에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조만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A씨의 신상 공개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기북부청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신상공개위원회의 개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사안이 중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해당된다. 단 피의자가 청소년이면 비공개가 원칙이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 종업원인 A씨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30대 투숙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지난 12일 전기자전거를 타고 한강 주변을 돌며 여러 차례에 걸쳐 훼손한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로 구속됐다.
사건 초기엔 수사가 어려움을 겪었다. 사망한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팔과 다리, 목 윗부분이 모두 없는 몸통만 먼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후 한강 인근 어부들의 도움을 받은 경찰이 검은 봉지에 싸여있는 피해자의 오른팔 부위를 발견한 뒤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손에 남은 지문을 통해 피해자 특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경찰은 시신을 유기한 지역 인근 모텔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였다.
용의자 A씨가 경찰에 자수를 한 것 역시 경찰의 탐문수사에 압박감을 느낀 것이 원인이 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찰이 모텔에 다녀간 뒤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자수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수사 1주일여만에 용의자 A씨가 자수를 하자 이제 관심은 그의 신상 공개 여부가 될 전망이다. 시신을 훼손한 수법과 유기 과정 등에서 잔혹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망한 피해자를 향해 “다음생에 또 그러면 또 죽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재범 가능성으로 간주돼 신상공개위원회의 결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