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엽 연대교수 설문조사
우리나라 청소년의 절반가량이 학교 폭력의 피해를 경험했으며 폭력에 시달린 경험이 많을수록 자살 생각을 더 많이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6일 김재엽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이근영 연세대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과 함께 서울ㆍ경기 지역 중ㆍ고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1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48%가 지난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고, 42.3%는 최근 1주일 사이에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변수의 평균값과 표준편차로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경로계수의 값을 보면 학교폭력 피해가 우울한 마음로 이어지고(β=0.086), 우울함은 자살 생각으로 연결돼(β=0.070), 결국 학교폭력 피해가 자살 생각으로 이어지는(β=0.034)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피해를 경험할수록 우울함이 증가하고 우울증은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고 김 교수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 조사 대상 중 음주를 많이 하는 집단의 경우 우울함이 자살 생각으로 이어지는 회귀계수의 값(β=0.758)이 음주를 적게 하는 집단(β=0.657)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음주가 스트레스에 충동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학교폭력 피해가 청소년의 자살 생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스트레스 사건으로 검증된 만큼 폭력 피해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즉각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