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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패닉’ 실물경제로 불똥 튀나? 4% 성장도 가물가물
미국의 신용강등 사태로 인한 금융 시장의 ‘불똥’이 실물 경기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불안한 금융 시장이 기업의 투자 축소 및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를 밑돌 수도 있다는 전망마져 나온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금융 시장의 혼란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상황을 가장 염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제 성장 동력에 힘이 빠져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금융시장의 반응이 서로를 증폭시키면서 실물로 번져간다면 하반기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도 힘을 잃을 수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4% 대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연세대 경제학과)도 “현 상황에서는 4%대 성장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특히 수출이 성장률을 크게 좌우하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미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내수 수요가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서 수출까지 둔화될 우려가 있다며 올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을 아예 3.5%로 제시했다.

정부가 당초 제시한 경제성장률 달성은 물론 4% 대 성장마저도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6월 올해 성장률을 4.5%로 잡았으며 한국은행은 지난달에 이보다 낮은 4.3%를 제시한 바 있다. 연초 5%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는 호전될 것이라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같은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대외 경제불확실성은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폭발 직전까지 다다르며 상황이 악화됐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주요 선진 시장의 경기가 쉽게 나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성장률 둔화 우려를 키운다. 이미 재정 지출을 축소키로 한 미국이 3차 양적완화와 같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 한 경기가 쉽게 부양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위기가 번져가는 유럽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당초 하반기에는 완만하게 나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였던 선진시장 경기의 위축은 IT, 자동차 등 국내 주력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경기 부진 등으로 IT 시장이 바닥을 치고 있던 상황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기 어렵게 됐다.

그나마 환율 변수 등에 대응할 줄 아는 대기업의 경우 사정이 나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기업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소비 심리 역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직 성장률 저하를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제조업 중심 구조를 가진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 비교적 아정적이고 선진국들의 금융 시장 불안도 국제 사회의 발빠른 공조 등으로 인해 비교적 이른 시일내에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외부 요인으로 위기가 발생했지만 우리 경제는 아직 탄탄한 편”이라며 “상황을 지켜봐야 겠지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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