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평균수익률 5.99%
코스피 7% 하락률과 비슷
증시가 공황상태지만, 시장 공포를 수익원으로 삼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치솟고 있다. 인버스 ETF는 하락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게 설계된 상품이다.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FnSpectrum)는 4일 기준으로 삼성·미래에셋맵스·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3개 인버스 ETF의 최근 1주일간 평균수익률이 5.99%라고 5일 밝혔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23% 하락했는데 인버스 ETF는 하락률과 비슷한 수익률을 올렸다. 국내 주식형펀드(-5.05%)와 해외 주식형펀드(-3.23%)의 수익률은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를 면치 못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국내 최초로 증시에 상장돼 설정액이 2100억원에 이르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5.97%다. 설정 후 수익률은 -23%로 저조하지만 최근 1개월(4.57%)과 3개월(9.07%) 수익률은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3.70%, -7.64%)을 크게 앞서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TIGER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과 우리자산운용의 ‘우리KOSEF인버스상장지수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의 1개월, 3개월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수가 하락세로 반전하자 인버스 펀드의 진가가 발휘된 셈이다.
투자 대상은 다르지만 최근 원화가 강세를 지속하자 미국 달러 선물에 투자하는 인버스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오르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추세적인 절상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일 상장된 우리자산운용의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 특별자산 상장지수투자신탁[미국달러-파생형]’의 상장 이후 수익률은 5.55%(1일 기준)에 달한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4.21% 절상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버스 ETF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하락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주력이나 중장기용 자산 포트폴리오로 활용하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인버스 ETF는 일종의 위급 상황에 대비한 보험용 상품이다. 변동성이 높을 때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겠지만 보통 때는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최근 증시가 급락해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좋은 만큼 중장기로 보면 증시는 우상향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인버스 ETF가 주력 포트폴리오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일종의 헤지용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금(金) ETF’의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값은 온스당 1700달러를 눈앞에 뒀다. 뉴욕상품 거래소에서 3일(현지시간) 거래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날보다 21.80달러 오른 온스당 1666.30달러를 기록했다. 올 초 온스당 1300달러 수준에서 8개월 새 30% 가까이 급등했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