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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하대 ‘10인의 천사’ 합동 영결식
<인천=이인수 기자/@rnrwpxpak>“고희 잠드서소. 좋은일 하고 가다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지난 27일 강원도 춘천으로 봉사활동을 갔다가 숙소가 산사태에 매몰돼 숨진 인하대학교 학생 10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지난 31일 인천시 남구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거행됐다.<사진>

매몰된 토사에 파묻혀 숨진 어린 학생들의 마지막 가는 길도 하늘은 아는지,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이날 10명의 영정과 하얀 국화꽃으로 제단을 마련한 영결식에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각계 인사와 유족, 친구, 학교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이본수 인하대 총장은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차례대로 ‘명예로운 인하인 증서’를 수여하자 유족들은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 총장은 조사에서 “사회적 덕목인 재능 기부를 몸소 실천해온 우리 학생들, 초등학생의 눈빛이 어른거려 폭우도 마다 않고 달려간 우리의 아들 딸들, 푸르른 꿈 펴기도 전에 이토록 빨리 데려가십니까”라고 울먹였다.


유가족 대표인 고 김유신씨의 작은아버지 김현수씨가 영결사를 낭독하자 유족과 추모객들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김씨는 영결사에서 “미안하다. 살려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지만 너희는 너희가 심어 놓은 꿈으로 살아갈 춘천 상천초 아이들의 영원한 선생님으로 기억될 것이다. 편히 쉬어라. 아들, 딸들아”라면서 “유라야, 유신아, 재현아, 명준아….”라며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자 유족들의 흐느낌은 통곡으로 변했다.

유족들은 “잘 가거라, 우리 아들아”라며 아들의 영정 앞에서 빗물에 젖은 인하인 증서를 하염없이 손으로 쓰다 듬었다.

유가족의 헌화가 끝난 다음 이본수 총장을 시작으로 이응칠 인하대 총동창회장, 교수ㆍ직원ㆍ학생대표, 송영길 시장, 황우여 원내대표, 김도연 위원장 등의 순으로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영결식이 끝나자 앞서 개별 장례를 치른 고 성명준ㆍ최민하씨를 제외한 8명 희생 학생의 시신은 오전 10시50분쯤 부평가족공원에 도착했다.

2시간20여분 만에 화장이 끝난 뒤에도 유족과 학교 관계자, 학우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 이 곳에서 장례를 치른 고 성명준(20ㆍ생명화학공학부)씨는 선산에 안치됐고, 지난 30일 서울시립승화원에서 발인한 고 최민하(20ㆍ생활과학부)씨도 영면에 들어갔다.

이날 장례 직후 고 김재현(26ㆍ조선해양공학)씨의 유골은 경주 수목장으로 옮겨졌으며 고 김유라(20ㆍ생활과학부), 신슬기(22ㆍ생활과학부), 이경철(21ㆍ전기전자공학부), 최용규(21ㆍ생명화학공학부)씨는 안치장소가 결정되지 못해 현재 임시납골당에 보관되고 있는 상태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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