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는 고속전기차 TAM의 시험생산모델 개발을 마무리하고 지난 4월부터 도로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 일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양산형 모델이 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개발이 사실상 종료된 셈이다.
기아차가 개발 중인 전기차는 박스형 CUV인 TAM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아차의 새로운 라인업에 포함될 경형 CUV TAM은 현대차가 출시한 벨로스터에 이어 파격적인 디자인 콘셉트를 채택했다. 벨로스터는 차도와 인도쪽 각 하나씩 두 개의 문을 기본으로 하는 이전 쿠페의 틀을 깨고 차도쪽 문은 하나로 하되 인도쪽 문은 2개로 가져가는 좌우 비대칭 구조를 택하면서 이슈가 된 바 있다.
기아자동차가 내년 초 내놓을 국내 최초 양산형 고속전기차 TAM의 배터리 충전 장면. TAM의 충전 장면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
TAM 역시 차량 문이 비대칭 구조로 설계됐다. 차도 쪽은 일반 승용차와 같지만 인도 쪽은 뒷문을 슬라이딩 도어로 처리했다. 화물을 실을 공간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2열 시트를 접히도록 하면서 인도 쪽 뒷문을 슬라이딩 도어로 처리해 물건을 싣고 내리는 데 도움을 주고자 고안된 방식이다. 따라서 TAM이 출시되면 현대차그룹은 벨로스터에 이어 두 번째 비대칭 차량을 보유하게 된다.
TAM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 모델도 디자인은 동일하다. 대신 내연기관을 없애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얹은 것이 다른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TAM에는 효성이 만든 전기모터와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하는 배터리팩이 장착될 예정이다.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은 현대차그룹이 직접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는 140㎞인 블루온보다 20㎞가량 늘어난 160㎞이며, 최고속력은 시속 130㎞에 달한다. 출력과 토크는 경차인 기아차 모닝, 쉐보레 스파크와 비슷하거나 좀 더 나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출시 일정을 내년 초로 연기하는 방안도 잠시 검토됐지만 예정대로 올 연말 고속전기차를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면서 “인도에서 생산되는 i10을 기반으로 한 블루온보다 성능과 주행거리, 디자인 등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TAM 개발을 계기로 오는 2015년까지 장거리 고속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전용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