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고향인 양 대표는 미국 유학시절부터 제주만의 멋을 살릴 수 있는 옷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워 왔다. 오랜 연구 끝에 맺은 결실은 감과 화산석. 어린 시절 감을 먹다 옷에 물이 들었을 때 색깔이 아주 예뻐 이를 염색에 이용했고, 땅만 팠다 하면 나오는 제주 화산석(제주 방언으로 송이석)을 옷감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과 돌가루, 쑥 등을 이용해 적당한 햇빛ㆍ바람과 함께 염색합니다. 한번 입어 본 사람들은 감촉이 뽀송뽀송하고, 보습 및 살균효과 등이 좋다고 해요.”
옷 하나하나에 공이 들어가다 보니 공장에서 ‘찍어내는’ 옷처럼 값을 받아선 안 되겠다는 게 양 대표의 신념이다. 몽생이 티셔츠 한 벌은 5만~6만원, 재킷은 7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다.
해외로 나가면 세금이 붙어 더 비싼데도 제주 갈옷의 매력은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고 있다. 현재 일본이나 스웨덴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해외 매출이 한 해 총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몽생이 지난해 매출은 2억원. 양 대표는 수십억원 매출 올려야 한다면서도 소매점, 인터넷쇼핑몰은 생각조차 안 한다. 열심히 옷 만드는 과정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보면 지갑을 열 것이고, 그러면서 회사 신뢰가 올라간다는 그만의 철학이다. 실제 몽생이 옷은 유명 예술인, 정치인들이 단골로 찾고 있다.
대기업과 제휴하면 사업규모도 키우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지만 외길만 고집해 주변에선 그를 ‘진정한 장인’이라고 평가한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