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맞은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변보경 대표
민간기업 경험살려 ‘fun경영’도입 효과조직재편해 中企지원 본연의 업무 강화
“민간기업 CEO는 성과 중심으로 일하지만, 공기업 CEO는 직원들과 함께 소명의식을 갖고 사회에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는 점이 다른 것 같아요.”
지난 2월 16일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신임 대표로 취임한 변보경(57·사진) 대표는 취임 한 달여를 맞아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한국IBM 전무이사를 비롯해 LGIBM PCㆍ코오롱정보통신 등 주로 IT 분야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변 대표의 임기는 3년, 2014년 2월까지 대표직을 맡아 SBA의 체질 강화에 나선다. “그동안 SBA가 못하지 않았어요. 지난 4년 동안 서울시 산하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가’ 등급을 받았고, 3년 동안은 1위를 달렸지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조직이 정체된 건 사실입니다.”
변 대표는 이달 말부터 5월 말까지 조직 개편을 위한 TF팀을 가동해 6월 큰 그림의 조직구조를 결정하고, 7월부터 인원 재배치를 통해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조직 개편은 조직을 뒤흔드는 혁신이 아니라, 개선하고 보완하기 위해 현재에 변화를 주는 거죠. 기존 인원을 재배치할 계획을 TF팀이 짜고 있습니다.” 조직에는 변화를 주되, SBA 본연의 기능은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SBA의 주 업무는 서울 중소기업 지원.
변 대표는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SBA에 대해 패션ㆍ애니메이션ㆍ창업 지원 전문 기관 등 다양하게 사용되던 표현을 중소기업 지원 전문 공기업이라는 이미지로 집약시킬 생각이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펀(fun) 경영’ 개념도 도입한다. 변 대표는 “민간기업은 업무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재미를 중시한다”며 “SBA 같은 공기업에서는 ‘펀 경영’이 처음엔 재미, 다음엔 상호 신뢰와 직원들의 주인의식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펀 경영’ 방침은 일단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는 창립 13주년 기념일(31일) 기념행사에서 미니콘서트, 퀴즈, 경품 증정 등 재미있는 이벤트를 통해 처음 접목할 예정이다.
변 대표는 회사의 공식 행사가 있으면 먼저 나가 직원들을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까울수록 예의를 지키자’는 게 그의 좌우명이다.
그는 “회사 공식 행사의 호스트는 저 아니겠느냐”며 “계급으로 직원을 다스리지 않고 싶다”고 했다. 변 대표는 조직에서 리더를 움직이는 부하직원의 능력도 아주 중요하다면서, 직원들에게 ‘How to manage your boss’라는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민간기업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로 직원들에게 ‘SBA 프라이드’를 남겨주고 싶다는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돈이 아니라 명예를 위해 일하며 사회에 아쉬움 없이 봉사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