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안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당시 두 사람의 대화를 인용했다. 신정아는 당시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더니 노 전 대통령은 “어린 친구가 묘하게 사람을 끄는 데가 있다. 말씀을 참 잘하시네”라면서 더 큰 일을 위해 세상에 나서보지 않겠냐고 권했다고 적고 있다.
이후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 할 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물었고, 말하는 것이 또박또박하다며 대변인을 해 봐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일화는 더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드라마를 ‘웨스트윙’을 권했다는 것. 신정아는 노 전 대통령이 이 드라마를 권한 것에 대해 “단순히 권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렇게나마 알아두라고 하신 것 같다”면서 “관심을 쏟아 주셨지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 것은 없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이야기는 2007년 학력위조 파문으로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를 적어가며 ‘대통령의 한 마디’라는 제목으로 한 번 더 당시를 회상했다.
노 전 대통령이 변양균 전 정책실장과의 관계를 의심하지 않는 상황에서 전한 이야기였다. 두 사람의 스토리를 들은 노 전 대통령은 “소설같다”는 말로 언론의 가십성 기사에 대한 코멘트를 전했고, 당시 신정아는 “속이 확 뚫리도록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괜한 불똥이 튀면 어쩌나 염려되었다”는 것이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대서특필되고 귀국을 서두르려 했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한사코 신정아 씨의 귀국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미 추락할 만큼 추락해 바닥까지 온 상황에 굳이 귀국해 다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덧붙여 신씨는 “변 정책실장이 이 상황을 책임지는 것이 낫다”는 것이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신정아 씨의 이 책에는 지난 2007년 1·2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2009년 4월 보석으로 풀려나기까지의 수감생활과 문화일보와의 누드 파문, 큐레이터로서의 활동 시절, 변양균 전 정책실장과의 이야기가 상세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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