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최윤수)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지난해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국세청 직원들을 동원해 국내 기업 10여곳으로부터 4억여원을 받아왔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자금이 모종의 의도에 따라 조직적으로 모금된 ‘도피자금’인지, 아니면 재직 중 해당기업의 편의를 봐준 뒤 사후에 받은 건지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1일 한 전 청장과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을 불러 대질신문을 진행한다. 두 사람 모두 이번 검찰 소환조사가 네 번째로, 검찰은 앞선 조사에서 한 전 청장의 인사청탁 그림로비 및 태광실업 표적세무조사 의혹 등과 관련해 서로 엇갈린 진술을 내놓고 있는 부분에 집중해 사실관계 및 진위를 따질 계획이다.

과거 개인 비리와 관련한 수사에서 한 전 청장의 의혹 일체를 폭로한 바 있던 안 전 국장은 이번 검찰 조사에서도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청장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건넨 고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 그림은 인사청탁을 위한 것으로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업체가 상납했다는 것이 안 전 국장의 주장이다. 또 한 전 청장이 유임을 위해 현 정권 인사들에게 로비할 자금 10억원 가운데 3억원을 요구했다는 주장과,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관할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교차 조사하도록 직권남용하고 조사 상황을 청와대에 직보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하지만 한 전 청장은 전 전 청장에게 건넨 그림은 대가성이 없는 선물이었다는 등 안 전 국장의 주장을 모두 부인해왔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