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원해서 일본이 한국을 병합했다’는 등의 망언으로 악명이 높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이번에는 자국에서 발생한 대지진을 ‘천벌’이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단, 그는 파문이 확산되자 하루 만에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한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에서는 유명 앵커가 방송 도중 일본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경제 피해보다 심각한 것은 다행한 일"이라는 발언을 해 도마에 올랐다.
■ 이시하라..."쓰나미로 탐욕을 씻어내야"
14일 AP통신과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인들이 탐욕스러워졌다”며 “이번 지진해일(쓰나미)을 이용해 탐욕을 한번 씻어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지사는 일본의 핵무장 주장을 비롯한 잇따른 망언들때문에 주변국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시하라 지사는 임기 4년인 도쿄도 지사를 3기째 연임하고 있으며, 다음 달로 예정된 도쿄도 지사 선거에 출마해 4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을 ‘천벌’이라고 망언을 했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15일 하루 만에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지진은 천벌이라는 말이 이재민, 국민 그리고 도쿄도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기때문에 발언을 철회하고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재민들의 실의와 원통함은 아무리 헤아려도 충분하지 않다”며 “같은 일본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모든 것을 내일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난을 당한 지역의 영상도 보고 있다며 “일본 수도의 지사로서 재앙지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새삼 약속한다”고 말했다.
■미국 앵커... "인명 피해가 더 큰 건 고마운 일"
14일 허핑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에 따르면 경제전문 채널 CNBC방송의 래리 커들로우 앵커는 지난 11일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가 경제적 피해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가 이어 “이는 고마운 일”이라고 발언한 것.
커들로우의 발언은 경제적 피해 규모에 초점을 맞춰, 인명 피해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피해가 적어 미국 증시에 미칠 타격이 크지 않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자신이 실언을 했다고 직감하고 재빨리 “인명이 희생된 것은 비극”이라고 뒤늦게 수습했다.
그러나 최악의 지진 참사로 지구촌 전체가 충격과 슬픔에 빠진 가운데 나온 그의 발언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잡지 배너피페어의 한 논평가는 “지금 같은 시점에 끔찍한 자연재해가 투자포트폴리오에 악영향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것을 따지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커들로우는 나중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본 대지진 희생자 규모가 경제적 피해보다 덜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었으며, 당시 시장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에 대해 얘기하다 빚어진 실수”라면서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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