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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대지진>한반도 쓰나미 대응 성패..‘문제는 1시간이다’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부근 해저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으로 지진해일(쓰나미)이 일본 동부 해안을 휩쓸면서 지진 해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시간차를 두고 훨씬 큰 피해를 주는 지진해일이 동해안 지역을 덮칠 경우 대피할 시간마저 1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남해 및 서해상의 지진해일 발생 시에도 제주, 백령도 등 도서지역에서도 대비할 시간 역시 길지 않다.

14일 기상청과 지진 전문가들에 따르면 동해와 일본 서해안 사이 해저에서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일어났을 때 한반도 동해안 지역을 강타하는 지진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동해안지역 도발시간은 1시간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됐다. 더욱이 동해 쪽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해일 도달시간은 30분으로 더 짧아진다. 일본 근해에서 지진이 발생해도 1시간45분 안팎에 지진해일이 해안에 도착해 대피할 시간이 부족하다.

실제 1983년 일본 혼슈 아키타 근해 지진해일은 한반도 동해안 울릉도에는 77분만에 최대 1.36m(이하 최대치)로, 묵호에는 95분만에 2.00m로, 속초에는 103분만에 1.56m로 각각 도달했다. 1993년 홋카이도 오쿠시리 해역 지진해일도 울릉도에는 90분만에 1.19m로, 속초에는 103분만에 2.03m로, 동해에는 112분만에 2.76m 각각 몰려와 해안 시설물과 정박했던 선박에 피해를 줬다. 하지만 지진강도가 규모 7을 넘어 규모 8 이상으로강력할 경우는 도달시간이 짧아져 대비시간이 더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지진발생 원인을 설명하는 판구조론 상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만나는 대만 부근 해안 등 한반도 남쪽에서도 강진과 지진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수심이 얕아 속도가 둔화되면서 한반도에 이르기 전 에너지가 약해져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해안 지역의 경우 역시 유라시아판 경계에서 다소 먼 안쪽에 있어 지진 발생이 많지 않고 수심이 얕아 거대 지진해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가능성이 많지 않다 뿐이지 가능성 자체가 없다는 뜻은 아니므로 대비해야 한다.

▶쓰나미 대응 요령=지진해일이 발생하고 피해가 예상될 경우 내리는 주의보나 경보를 받고 육지에서 대비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이고, 길어야 100분에 불과한 만큼 인명피해 줄이기에 만전를 기해야 한다.

기상청 국가지진센터 관계자는 “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할 때 긴급방송을 통해 전파하지만 지진해일이 도달하기 전 시설물 등 재산 피해를 막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진대비 선진국인 일본이 이번에 대규모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지진해일에 관한 한 인명피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진해일 피해가 우려되는 동남지역 해안 7개 시도 33개 시군구 238곳에는 지진해일 예ㆍ경보시스템을 설치하고 주민대피 계획을 세워놨다. 일본 해저 지진으로 해일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가량걸리는 점을 이용해 주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것이다.

지진해일 예ㆍ경보시스템 확충 등 대비태세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일본 서해에서 몰려오는 지진해일을 감시하기 위해 2007년 울릉도에 해저 지진계와 해일 파고계를 설치, 최초 관측 이후 10분 이내에 지진해일 주의보나 경보를 내리는 지진해일 예ㆍ경보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저 지진 7.0 이상이면 주의보가 발령되고 7.5이상이면 경보가 발령된다. 강원지방기상청은 맞춤형 방재 기상시스템을 활용, 너울 정보 및 83개소의 자동기상관측 장비 자료, 기상특보 등을 실시간으로 도에 제공하고 도는 이를 활용해 특정 기준 이상의 기상 값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경고 및 대피방송을 하게 된다. 대피방송에 따라 신속하게 높은 지대로 대피해야 한다.

소방방재청이 2007년부터 강원도 내 동해안의 지진해일에 따른 침수 예상도를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동해에서 규모 7의 강진이 발생하면 동해안 100m 이내 연안도시가 물에 잠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의 경우 내륙 100m까지 바닷물이 들어차고, 50m 지점까지는 높이 3~4m의 2층 집도 잠기는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지진 발생 빈도가 매년 잦아지고 지진파 도달 시간이 짧아 동해안 등의 예ㆍ경보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며 “특히 위험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상황 변화에 따른 행동요령 교육 및 훈련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지진안전지대 아니다=일본의 경우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있어 섭입(하나의 암석판이 다른 판 밑으로 파고드는 과정)의 충돌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한국의 경우 유라시아판의 경계보다 비교적 안쪽에 있어 상대적으로 지진으로부턴 안전한 편이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강진이 발생하지 말란 법도 없다. 한국이 위치한 유라시아판에서도 몇몇 단층이 활발히 움직이는 것이 관측되고 있어 일본 대지진과 같은 규모의 강진은 없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절대로 안심할 게 못 된된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와 인근 해역(영해)에서 지난해 9일에 한 번꼴인 42회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올해 들어서도 6회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우리나라가 아날로그 방식으로 관측해 온 1978년부터 1998년에는 연평균 19회, 디지털 방식으로 관측한 1999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평균 43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하기 불과 5시간 전인 지난 11일 오전 9시57분께 북한 강원도 회양 남쪽 22km 지역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지난달 11일 오후 7시21분께 삼척시 중심 기준 남남서 쪽 30㎞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해 지진 안전지대라고 보기 어려운 상태이다.

한 번 거대 지진이 발생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지진 활동성이 증가하는 만큼, 내진설계에서부터 지진 대비 교육 등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김대우 기자@dewkim2>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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