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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스마티켓’ 챙기셨나요?
공공장소서 음악소리 ‘빵빵’

게임하며 길 걷다가 충돌

모임자리선 제각각 ‘트윗질’

에티켓 속도는 제자리걸음

분초를 다투는 비즈니스맨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마트폰이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이 ‘국민폰’인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사용자는 급증했지만 스마티켓(스마트폰+에티켓)은 스마트폰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곳곳에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손 안의 PC’나 다름없는 스마트폰의 특성상 범죄에 악용될 우려도 있어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느라 소음 몰랐네=직장인 이모(30ㆍ여) 씨는 퇴근길에 스마트폰으로 친구와 메신저 대화를 나누다 갑자기 나는 동영상 소리에 깜짝 놀랐다. 친구가 보낸 동영상 파일을 사진인줄 알고 클릭했다 동영상이 재생되면서 음악 소리가 났던 것이다. 황급히 동영상 파일을 멈췄지만 집중된 주변 시선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손쉽게 인터넷에 접속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다보니 사용자 주변은 소음 등의 문제로 불편을 겪는 일이 잦아졌다. 기존 휴대폰으로 동영상이나 음악 등을 들을 때에는 사용자가 미리 이어폰을 준비해 소음을 줄일 수 있지만 이 씨의 경우처럼 메신저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다 예기치 못하게 동영상이나 음악 같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양모(30) 씨는 며칠 전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며 길을 가다 음식점 배달 오토바이와 부딪힐 뻔한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잘 아는 길이라 방심하며 스마트폰에 집중하다보니 주위를 살피는 일에 소홀했던 것이다. 양 씨는 “배달원이 점잖은 사람이라 미안하다며 넘어갔지만 하마터면 큰 소리가 오갈 뻔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같은 곳 있어도 마음은 콩밭에…=대학생 정모(22) 씨는 지난 1월 학교 안 커피전문점을 찾았다 옆 테이블에 앉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 친구로 보이는 4명의 학생들이 저마다 커피를 앞에 놓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게임 등 즐길거리를 찾느라 분주했기 때문이다. 정 씨는 “게임이나 블로그 등은 나중에 혼자 해도 되는 일인데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굳이 각자 스마트폰을 갖고 놀아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트위터에서 만난 친구와 얘기한다고 바로 주변에 있는 친구와는 대화가 단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보다 철이 들었다고 할만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의에 참석해놓고 스마트폰으로 e-메일을 확인하는 등 몰래 다른 업무를 보는 ‘멀티태스킹 족’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직장인 유모(28ㆍ여) 씨는 “회의가 길어지면 사실상 부장만 전달사항을 늘어놓을 뿐이고 부원들은 저마다 트위터로 얘기하며 회의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거리의 제약을 뛰어넘은 소통이 오히려 주변과의 불통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급하다는 친구 메시지에 ‘낚이고’ 폰 분실하면 개인 계정 ‘털리고’=개방성이 중시되는 스마트폰의 특성상 범죄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SNS 애플리케이션으로 알게 된 여성들을 유인해 마약을 탄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구속된 최모(33) 씨는 전화번호만 알면 해당 번호 사용자를 친구로 등록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앱을 사용해 여성들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트위터 등 다양한 SNS 계정을 등록해두고 아이콘만 누르면 바로 로그인 되기 때문에 폰을 분실하면 사용자의 계정이 바로 노출될 수 있다는 맹점도 있다. 언제 어디서건 사용자와 접촉할 수 있으나 보안에는 취약하다는 점 때문에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메신저 상의 피싱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막으려면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스마트폰에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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