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회사들이 자체 전화번호를 인터넷진흥원의 ‘화이트 리스트(White List)’에 올렸다. 이는 ‘캐피탈’을 사칭한 스팸 문자 및 대출사기의 성행으로 고객 동의를 받아 발송하는 문자까지 차단 당하자 자구책으로 마련한 것.
9일 여신금융협회는 최근 개인 신용대출 영업을 주로 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 15곳이 162개의 자체 전화번호를 인터넷진흥원의 화이트리스트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화이트리스트는 각종 스팸 문자,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사이트 등을 담은 ‘블랙리스트’(Black List)의 반대 개념으로,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된 곳에서 보내는 메일 등은 언제나 수용하도록 소비자에게 안전성을 알려주는 것이다.
인터넷진흥원은 고객 신고가 있으면 의심스러운 번호를 블랙리스트로 분류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U+) 등 이동통신사에 제공하고 있는데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된 번호는 블랙리스트에서 빠진다. 이번 조치는 최근 여전사 직원을 사칭해 발송한 문자로 대출 사기가 종종 발행하자 이동통신사들이 ‘캐피탈’ 이름이 붙은 문자정보를 사전 차단하는 필터링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대출 사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캐피탈’ 상호가 붙은 채 전달되는 문자를 사전 차단하려는 것이지만 여전사들이 ‘신용정보법’에 따라 고객의 동의를 받아 보내는 정보까지 차단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대출금 납입일이나 자동이체계좌 등의 대출 관련 필수정보까지 차단되자 요즘 여전사에는 문자를 전달받지 못해 연체 등의 일이 발생했다는 항의가 접수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여전사는 어쩔 수 없이 회사명을 띄어쓰기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씨티캐피탈은 고객에게 문자를 보낼 때 ‘씨 티 캐 피 탈’로 띄어쓰기를 하고 있고 ‘IBK캐피탈’은 ‘IBKC’로 바꿔 쓰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여전사 63개 중 30개가 ‘캐피탈’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리스사 25곳 중 13곳, 할부금융사 19곳 중 13곳, 신기술금융사 13곳 중 4곳이다. 여전사들은 정보 전달의 신속성을 위해 문자 사용을 꾸준히 늘려 지난해 12월에는 689만건의 문자가 발송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고객이 개인적으로 캐피탈 문구를 스팸으로 설정할 때는 방법이 없다”며 “사기 문자로 적법한 정보까지 차단되고 있어 문제”라고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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