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0일 치러지는 올 대학수학능력시험(2012학년도)부터는 대부분 인문계 수험생은 그들이 제일 까다롭게 꼽고 있는 단원인 ‘미분과 적분’이 포함된 수리영역(나형)을 풀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계고 인문계 과정에서는 3학년이 돼서야 ‘미분과 적분’이 포함된 ‘미적분과 통계’을 배우는 경우가 많아, 재수생에 비해 불리함을 느낀 상당수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원을 다니는 등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교육계 일부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8일 일선 고교와 학원가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 수능 시험부터는 인문계 수험생이 주로 치르는 수리영역 나형에 기존 ‘수학Ⅰ’에 ‘미적분과 통계’ 과목이 추가되지만, 대부분 일반계고의 인문계 수학 교육과정은 1학년 때 ‘수학10’, 2학년 때 ‘수학Ⅰ’을 끝낸 뒤 3학년 1학기에 ‘미적분과 통계’ 과목을 배우게 된다.
언뜻 보면 고교 재학 시절 ‘미분과 적분’을 하지 않은 재수생보다 재학생이 유리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재학생들과 학원가의 지적이다. 이들에 따르면 재수생들은 재수종합반 학원이 개강한 1~2월부터 ‘미분과 적분’ 단원에만 매달려, 4월이면 진도를 끝내고 수시모집 때까지 계속 복습에 들어간다. 수능만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반면 재학생은 수능을 준비하면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논술 ▷입학사정관 전형 구비 서류를 같이 준비해야 한다. 또 8월부터 수시모집이 시작됨에 따라 1학기에 ‘미분과 적분’의 진도를 끝내고 나면 이를 복습할 시간이 사실상 없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함을 느낀 재학생들이 겨울방학부터 ‘미분과 적분’ 선행학습을 했고, 학기 시작 후에는 주말이나 심야를 이용해 학원 수강이나 과외를 받고 있고, 이 때문에 ‘인문계 고3’을 위한 수학 사교육 수요가 늘고 있다. 인문계 고2 학생들까지도 수학 전문 학원에 다닐 정도는 것이 학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서울 은평구 은평뉴타운 인근 한 입시학원은 학기 중인 3월인데도 방학인 지난달에 비해 수학 전문 주말반 수를 늘렸을 정도였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한 학원의 수학 강사인 정모 씨는 “미리 미ㆍ적분을 끝내려는 학생들 때문에 학기중 인데도 강의마다 정원의 90%를 채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도 교육과정 변경 제한 등의 고충이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일반계고 수학 교사인 오모 씨는 “서울시교육청 등이 선행학습을 막는데다 대부분의 학교가 미리 커리큘럼을 짜서 이를 고치기 쉽지 않다”며 “수업을 못 따라가는 중ㆍ하위권 학생에 대한 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