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하늘에는 새와 비행기, 그리고 유니언잭(영국 국기)이 날아다니고 있다”
차기 수퍼맨 영화에 영국배우 헨리 카빌이 캐스팅된 뒤 영국과 미국 언론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BBC방송은 31일 BBC사극 ‘튜더스’를 통해 유명해진 카빌이 수퍼맨으로 낙점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카빌이 배트맨과 제임스 본드 역에 도전했다 떨어진 뒤 한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할리우드에서 가장 운이 나쁜 배우’라고 자책하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말을 인용, “카빌은 정말 망토와 가슴의 S자가 잘 어울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 로스앤젤리스타임스는 ‘영국의 침략(British invasion)’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하늘에 유니언잭이 날아다니고 있다”며 은근한 질투심을 내비쳤다.
신문은 “카빌이 수퍼맨이 되면서 할리우드의 대표 수퍼히어로 3인방(배트맨, 스파이더맨, 수퍼맨)이 모두 영국인들 차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다크나이트의 후속 ‘다크나이트 라이즈’에는 일찌감치 크리스천 베일이 캐스팅됐고 스파이더맨은 토비 맥과이어에 이어 앤드류 가필드가 울긋불긋한 쫄쫄이 의상을 물려입게 됐다. 신문은 이를 과거 비틀즈를 시작으로 롤링스톤즈나 더 후 같은 영국의 록 그룹이 미국 음반시장을 싹쓸이했던 ‘영국의 침략’에 빗댔다.
신문은 가필드가 비록 LA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미국과 영국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파이더맨에 캐스팅된 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나는 그저 관객이 될 줄만 알았는데, 누가 ‘멍청한 영국인을 캐스팅하겠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인터뷰를 거론했다.
실제 배트맨은 아담 웨스트,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 등 미국 출신 배우 몫이었다. 수퍼맨 역시 2번은 아이오와 출신(조지 리브스, 브랜든 루스)이, 3번은 뉴욕과 뉴저지 출신(커크 알린, 크리스토퍼 리브, 버드 콜리어(목소리 출연))이 맡았다. 심지어 TV시리즈를 모두 포함해도 말이다.
신문은 카빌이 만약 ‘미국의 정의의 수호 영웅’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의심할 여지 없이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 가지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사실 수퍼맨도 크립톤 행성에서 태어나 은하계를 건너 미국 캔자스로 ‘이민’을 온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사실을 기억하라고 신문은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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