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농구 대통령’ 허재(45) 전주 KCC 감독이 최근 프로농구의 흥행부진은 전문 슈터가 없기 때문이라며 ‘슈터 기근론’을 펴 눈길을 끈다.
허 감독은 11일 서울 SK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SK의 방성윤이 부상으로 결장한다는 소식에 “방성윤 같은 스타급 선수들이 이렇게 계속 부상에 시달리면 농구판 전체가 큰 손해다. 돌아온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아프다는 거냐”라며 “그렇지 않아도지금 프로농구엔 스타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시즌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양동근(울산 모비스)에 대해 힘과 스피드가 출중한 가드라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예전 같으면 양동근이 올스타 1위에 오르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구대잔치 시절 이충희와 김현준, 허재 등 특급 슈터부터 근래의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국내 프로농구의 인기를 이끌었던 것은 이들 전문 슈터들간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었다.
허 감독은 “문경은만 하더라도 상대 수비를 반 박자 차로 깨뜨리고 돌아나와 슛을 꽂는 전문 슈터였다. 지금은 그런 슈터들이 보이질 않는다. 그나마 슈터로 이름을 날리는 효범(SK)이만 해도 앞에 두고 쏘는 스타일이다. 거의 모든 슈터들이 그렇게 안이하게 플레이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허 감독은 자신의 전성기 시절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나는 띄엄띄엄 넣는 선수에 불과했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김현준 같은 선수가 진정한 슈터”라며 겸손해했다.
허 감독은 “이를테면 이충희-김현준, 문경은-우지원처럼 스타들 간 맞대결 양상으로 프로농구가 흘러가야 하는데도 스타가 없다 보니 흥행 요인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선 (강)병현이가 스타가 될 소질이 있다. 외모도 그만하면 준수하다”고 말하며 코트에 나섰다.
헤럴드 생생뉴스팀/onli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