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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아연 공개매수, 연장에 연장될까…MBK 선택은 [투자360]
4일 MBK 청약 마감, 자사주 청약 개시
최윤범 측 최소 매수 조건 삭제
차입금 확대 따른 이자비용 부담 증가 한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각사 제공 및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고려아연 주주들이 공개매수 변동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윤범회장이 MBK파트너스에 대항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면서 가격과 매수량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MBK 역시 손놓고 바라보는 상황은 아니다. 고려아연 주가 향방에 따라 공개매수 전략 변경 가능성을 열어 둔 만큼 기간 연장도 배제할 수 없어졌다. 회삿돈을 동원하는 최 회장과 비교해 자체 자금을 쓰는 MBK는 고려아연 주주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 점이 비교 우위 요소로 꼽힌다.

4일 오전 9시 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75만원 안팎에 형성되고 있다. 이날은 MBK가 진행 중인 공개매수의 주주 청약이 마감되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시작된다. MBK는 주당 75만원에 최소 7% 지분, 고려아연은 83만원에 최대 15.5%를 매수할 계획을 세웠다. MBK는 영풍과 함께 최대 2조2720억원, 최 회장 측은 베인캐피탈 과 손잡고 총 2조6635억원을 지분 확보에 투입한다.

당장 고려아연 주주 입장에서는 MBK보다는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이 유리한 상황이다. 최 회장이 공개매수 최소 응모 조건을 삭제한 만큼 물량이나 가격 측면에서 MBK 조건보다 우호적이다.

물론 자사주 공개매수 자금의 출처가 회사 차입금인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최 회장은 MBK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금융기관에서 2조7000억원의 차입금을 일으켰다. 여기에 4000억원어치 기업어음(CP)도 발행하며 단기간에 차입 규모를 3조1000억원을 늘렸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총차입금 1조4107억원의 2배를 초과하는 금액이다.

통상 자기주식 취득과 소각은 주주에게 배당과 마찬가지로 회사 현금을 배분하는 효과를 낸다. 다만 차입금이 동원되면서 영업자산 등이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됐을 개연성이 높으며 연간 1700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도 예상되고 있다. 베인캐피탈 크레딧 펀드로부터 약 4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만큼 재무적투자자의 손실 위험을 덜어주기 위한 투자 조건이 전체 주주 이익에 부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그만큼 이번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미래 이익을 끌어와 제공하는 주주환원책이다. 단기적으로 최 회장 경영권 방어 효과는 높여도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주주 입장에서 장기 투자자로 남을 유인을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이 유통주식을 전량 거두는 점은 아닌 만큼 주주들은 청약 물량을 적절히 설정해야 한다. 현재 고려아연의 비지배주주 지분은 약 48% 정도다. 이 가운데 유통주식은 19% 수준으로 파악된다.

MBK의 행보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고려아연 주가 추이에 따라 공개매수 조건을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MBK 측이 공개매수 기간 안에 조건을 변경하면 10일의 시간을 벌 수 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종료될 23일에 앞서 청약을 마무리할 수 있는 일정이다.

MBK는 6호 바이아웃 펀드에서 동원하는 자기자금과 영풍에서 빌린 차입금, 인수금융 등에서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 조달 비용을 감안하면 고려아연 인수 이후 배당 확대의 가능성이 점쳐지며 이 경우 일반주주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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